공짜의 세계
크리스 앤더슨이 쓴 Free라는 책은 'Free'라는 것이 이제는 하나의 판매의 형태이고, 마케팅의 일환이며 인터넷과 맞물려 엄청난 힘을 발휘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사실 지난 영국생활의 후반기에서 근검절약에서 공짜로 수렴하는 아껴쓰기의 삶은 거의 우리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그러다가, 월급이 꼬박꼬박 들어오고 상대적으로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미국에서 오게되니 삶의 질은 크게 상승했다고 말할 수 있지만, 공짜에 맛들인 생활은 크게 바뀌지 않는다. 

특히, 인터넷으로 보던 BBC의 iPlayer는 한국의 예능과는 다른 또다른 즐거움이 있다. 보다 균형잡힌 관점과 고급다큐멘터리의 즐거움, 특히 선전이 쉴새없이 끼어들고 마치 쇼프로그램같이 브랜드화 되어있는 앵커들이 과장되게 웃는 CNN을 보다보면 BBC의 그 무뚝뚝하고 촌스러움이 그리울때가 많다. 다만, 즐거 사용하던 proxy program이 잘 동작하지 않게 된 이후로는 BBC를 보기는 힘들어졌다. 공짜 proxy들을 일일이 찾아서 하는 방법이 있지만, 생각외로 귀찮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 Youtube를 잘 뒤적여보거나 TED 시리즈를 골라봐도 보는 재미가 있으니 지금 지불하는 cable TV나 열심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들도 사실 마음만 먹으면 대부분 pdf로 구할 수 있는 시대이고, 이곳에 와서 산 유일한 Gadget인 Kindle에다 Gutenberg Project에서 나오는 txt file(심지어는 Kindle version도 있다.)들을 변환에서 집어넣으면 어느정도 고전들은 읽을만하다. 아니면, google reader의 뉴스들을 Kindle로 보내주는 서비스 (물론 공짜)를 이용하면, 매일매일 읽을만한 신문기사들은 다 들어온다. 읽을 시간이 없다는 것이 문제.

무엇보다도 요즘 집중하고 있는 것은 프로그래밍 능력의 배양이다. 예전에 논문을 쓸 때 배우고 싶었던 몇가지 언어들이 있다. 이분야의 필수적인 tool인 MATLAB 같은 것은 학교에서 제공해주긴 하지만, Academy의 영역에서는 상업적인 SW에 지불하지 않고, 최대한 모든 작업들을 공개 프로그램으로 사용하여 어떠한 조건에도 구속되지 않으려고 한다. 물론, 비용적인 면에서의 장점도 크다. 내경우에는 사실 window 위에다가 MATLAB을 돌리면서 Word와 Endnote로 논문을 쓰는 것이 가장 보편적이겠지만, 이들을 모두 open SW로 바꾼다면 Linux OS에 Python으로 처리하고 Latex과 Zotero로 논문을 완성하는게 아마 open SW supply chain의 완성이 아닌가 싶다. 게다가, bio쪽의 논문은 통계에 대한 지식이 필요한 탓에 평소에 생각하고 있었던 R language도 공부할 이유가 생겨버렸다. 

이러한 공개소프트웨어들은 많은 연구자들이 이용하고 있음과 동시에 함께 개발시키면서 발전시켜나가고 있기 때문에 그 성능이 상업용 Package에 못지 않다. 특히, Data Visualization이 중요시 되는 요즈음에는 graphic 능력도 강화되어서 양질의 분석능력과 graph의 작성이 가능하게 되어있다. 빠른 컴퓨터만 한대 있고 아이디어와 학습의 의지가 있으면 손과 발이되는 고성능 tool들은 얼마든지 공짜로 구할수가 있게 된 시대다. 다만, 그러한 상황에 비추어 볼 때 386시대의 뇌가 따라주지 못하는게 아쉽고, 공부하고 능숙하게 단련시키기에 충분한 시간은 주어지지 않는다. 더군다나 노트북 한대에 공짜SW들을 올려놓고 끙끙대고 있다보면, 쌔끈한 iPad나 스마트폰들하고는 점점 멀어져가는 시대의 지진아가 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하루에 아내에게 전화한통 거는 나로서는 가격대 성능비의 최적한 전화기는 prepaid phone이다.) 

일단은 배워야 할 것이 앞에 있으니 R과 통계를 조금 능숙하게 하고, Python을 자유롭게 쓸 수 있을 정도까지는 꾸준히 수련이 필요할 것 같다. Linux는 그 다음에 연습하기. Computing과 Biomedical의 이론과 HW의 설계와 구현까지 세가지의 다른 분야를 빙글빙글 돌면서 하나로 묶어내는 일이 쉽지가 않다. 꾸준히 하는 것 외엔 길이 없다는 것은 알지만, '언제까지'라는 시간의 제한을 의식하지 않으면 그저 게으른자의 취미생활에 다름아니다. 배울것은 많고, 시간은 없고, 몸은 안따라주고. 삼중고의 초짜 포닥의 생활.
by 양사나이 | 2012/01/24 14:44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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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12/02/06 14:1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양사나이 at 2012/02/10 15:03
그러게요. MATLAB은 아무래도 쉽지않지요. 저도 python으로 갈아타려고 노력중이지만, 기존에 MATLAB으로 짜여진 코드가 너무 많네요. 그래도, 가능하면 공개소프트웨어로 가려구요. 통계도 SPSS보다는 R을 새로 배워보려고 합니다. 도무지 시간이 나질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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