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당당수 데이빗카메론 아들의 죽음


영국 보수당의 당수이자, 차기총리로 확실시 되는 데이빗 카메론(David Cameron)의 아들이 어제 새벽 세상을 떠났다. Ohtahara syndrome이라는 희귀한 간질병을 알고 있었던 그의 아들은 6살의 짧은 삶을 뒤로한채 부모가 지켜보는 가운데에 병원에서 눈을 감았다고 한다. 간질중에서도 정도가 심각하다는 이 병은, 심한 경우 하루에 100번이 넘게 경련을 일으키기도 한다니 그동안 부모가 노심초사 돌보기도 힘들었을텐데. 그의 친구들에 말에 따르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새벽에도 병원으로 내달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라고 했다. 보수당의 당수이자 영국의 차기 대권에 가장 가까이 서있는 그에게 그런 아들이 있다고는 들어본적이 없었다. 하지만, 대중앞에 자신의 가족들을 내보이지 않았더라도 '특별한' 아들이 준 영향은 적지 않았을 것이다. 마치, 오에 겐자부로의 장애아들이 그의 문학관을 바꿔놓은 것 처럼 말이다.
보수당이 갖는 이미지에 맞게 , 데이빗 카메론은 귀족 명문가의 자제로 이튼스쿨과 옥스포드를 나온 엘리트이다. 그리고, 그런 배경이 주는 안락한 삶 또한 충분히 보장되어 있었었다. 그러나, 아들 Ivan이 태어나면서 그의 삶은 완전히 뒤바뀌어 버렸다. 다른 특이한 병을 지닌 아이들처럼 그의 아들도 부모의 끝없는 보살핌과 인내를 요구했을 것이다. 시도때도 없이 찾아오는 경련에 병원 응급실을 쉴새없이 오갔을테고, 때로는 아이가 누워있는 침실의 바닥에서 밤을 보내기도 했을 것이다. 부유한 집안의 자제로서 그에게 새벽의 응급실의 풍경들은 처음에는 낯설었을 것이다. 새벽 응급실의 피와 고통과 고성이 뒤범벅이 된 아수라장의 모습은 낮의 평화와는 다른, 어두운 그림자로 가리워진 삶의 반대편을 엿보게 해준다. 카메론은 24시간 쉬지않고 대기하고 움직이는 의료진들을 보고서 국가의료체계에 대한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는 "토니 블레어에게 가장 우선은 세단어, 교육,교육,교육이었지만, 나에게 그것은 단 세글자 NHS(National Health Service : 영국의료시스템)이다"라고 말할정도로 NHS를 자신의 국정과제의 최고의제로 올려놓았다. 그의 말처럼 자신의 가족이 NHS의 손에 맡겨졌듯이 그또한 NHS의 안정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정책방향을 잡아가겠다고 공언할 정도로 그의 믿음은 확고했다. 그의 아들을 통해 경험으로 새겨진 신뢰가 분명 NHS의 안정에 기여하게 될것이다.

어제는 의회에서 총리의 질의응답시간이 었지만 다음으로 미루기로 양해되었다. 대신 의원들은 모두 모여 야당당수의 가족들에 대해 위로를 전했다. 총리 고든브라운은 먼저 아프간에서 전투중에 전사한 병사들에 대해 경의와 애도를 표명하는 것으로 조문을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서 가장큰 정치적 정적인 보수당의 당수의 슬픔에 대해 진심어린 조의를 표명했다. 모든 아이들은 다른 어떤것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이며, 그들을 잃은 슬픔을 극복할 수 있는 부모는 아마 없을 것이라는 그의 말엔 몇년 전 자신의 갓태어난 딸을 잃었던 경험도 함께 녹아있었을 것이다. 때로 정치는 우리를 둘로 갈라놓기도 하지만, 그 밑에는 공유하고 있는 인간으로서의 유대감이 우리를 묶어준다는 말을 들었을 때 나는 우리나라의 국회를 떠올렸다. 정중하게 당대표들이 한사람씩 일어나서 애도를 표하고, 보수당의 대표가 일어나서 당수를 대신해서 조의에 대해 감사를 표명하고서 조용히 떠나는 영국의회와, 자신들이 고집하는 법안을 무조건 밀어부치는 여당과 곧이어 야당이 회의장을 점거하는 같은날의 우리나라 국회가 머릿속에서 극명하게 대조되었다. 우리 정치인들에게 당쟁을 떠나 인간으로서의 근본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너무 이른걸까. 의회 민주주의 역사 삼백년과 고작해야 20년이 지난 우리나라와의 차이가 이런식으로 드러나는건지도 모르겠다. 조금은 슬프고, 그보다 조금더 씁쓸했다.



P.S.1. 각계의 조문은 이곳에서 읽을 수 있다.

2. 사진은 BBC website에서.





by 양사나이 | 2009/02/27 02:38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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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미소 at 2009/02/27 19:06
막내 아들이.. 아니고... 장남이예요..
Commented by 양사나이 at 2009/02/27 20:06
아..그렇네요. 지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본적인 걸 꼼꼼하게 확인하지 못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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